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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11 오전 10:29:08 입력 뉴스 > 예천인터넷뉴스

신도청시대 예천의 장소성과 인문魂을 찾아서 <5>회룡포 독법(하): 풍경과 감응



신도청시대 예천의 장소성과 인문
을 찾아서

<5>회룡포 독법(): 풍경과 감응

 

회룡포는 해발고도 2백여m 남짓한 나지막한 비룡산과 학당산 줄기로 둘러싸여 있고, 그 사이를 내성천 강줄기가 350°로 굽이치고 있는 국내 최고의 물돌이 지형이다. 산의 크기로 봐 그리 특별한 감상법이 필요할 것 같지 않지만 기이한 지형지세에다 조망 지점마다 제각기 다르게 연출되는 풍광은 우리를 절로 색다른 '자연 감상의 세계'로 이끈다. 특히 그 일대에는 능선 길과 강변길, 마을길이 잘 조성돼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트레킹을 하며 오감을 깨우고 심신을 단련시킬 수 있다.

 

좋은 풍경은 훌륭한 감상법이 동반될 때 더욱 빛을 발한다. 퇴계 이황은 자신의 소백산 탐승기(探勝記)인 '유소백산록(遊小白山錄)'이란 글을 통해 좋은 때, 빼어난 조망 장소에서 다양한 자세와 시선으로 풍경을 바라보며 이름을 붙이기도 하고, 아름다움을 기리는 시나 기행문을 써보기를 권했다.

 

'소쇄원 48영'을 읊은 하서 김인후는 시선의 미동과 회전[시각], 자연에 협음하는 인공의 소리를 선별하는 예민한 귀[청각], 전신으로 감지하는 경물들의 감촉[촉각], 시와 때에 따라 다르게 전해오는 풍경의 냄새[후각], 풍경과 교향(交響)하는 음식물을 가려내는 미각 등, 오감(五感)을 총동원한 풍경 감상법을 말했다.

 

오감기행은 일종의 힐링 관광이다. 지형학과 풍수 지식이 없는 사람도 얼마든지 회룡포의 풍광과 교감이 가능하다. 비록 회룡포의 겉으로 보이지 않는 이면을 시적 상상력과 문학적 감수성으로 꿰뚫어 통찰하는 심안(心眼)이나, 또는 작은 회룡포에서 큰 우주적 본성을 읽어내는 영안(靈眼)은 못될지라도, 육안(肉眼)만으로도 회룡포의 아름다운 물리적 풍경을 바라보며 온몸에 흥취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풍경 연구를 서양에서는 경관(景觀) 지오그래피라고 하고 동양에서는 유산록(遊山錄)이라고 한다. 유산록은 유학자뿐 아니라 묘지명당을 찾는 풍수가들 사이에도 통용되는 일반 명사다. 그러나 유산 목적이나 유산관(遊山觀)에서 차이가 있다. 유학자는 산과 물에 도덕과 이치가 담겨 있다고 보고 성찰하고 배워야 할 대상으로 여기고, 풍수가는 산수지세의 배합 상황을 살펴 집터나 묘터에 적합한 명당을 찾는 데 열중한다.

 

서양 문화지리학의 경관 연구는 경관 형성에 끼친 자연의 영향력을 분석하는 데서 출발한 후, 경관을 규정짓는 인간의 마음속을 탐구하는 쪽으로 전개되다가, 21세기에 들어와서 눈에 보이지 않는 '풍경과 인간 간의 감응' 관계를 연구하는 쪽으로 방향 전환되고 있다. 양자역학 등을 통해 사람과 풍경 사이에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혹은 강도가 크든 작든 어떤 교감 내지 감응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기 때문이다.

 

서양의 자연경관에 해당하는 풍수 개념은 형국[形局:物形:喝形]이다. ()은 산세의 모양 자체를 말하고 국()은 다른 산세들과의 관계를 말한다. 동양 전통풍수에서는 그동안 '감응'을 주로 명당에 묻힌 조상의 뼈를 통한 동기감응(同氣感應)’, 다양한 산 생김새가 사람에게 끼치는 형국론적 기 감응으로 양 대분해 논리를 전개해 왔다.

 

그 두 가지는 진정한 '기 감응'이라 할 수 없다. 간혹 기 감지력이 탁월한 풍수사가 있다고 말하지만 그것도 신빙성이 거의 없다. 사람을 비롯한 만물 간에는 끊임없이 기[]의 교류가 일어나고 있어서 '기 감응'은 현실적으로 누구에게나 일어나고 있는 세계라 할 수 있다. 볼 수는 없지만 느낌으로는 얼마든지 감지 가능하다. 눈에 보이는 풍경을 통한 기감과, 눈에 보이지 않는 기감을 통한 감응이란 어떤 것이며, 또한 미르의 땅 회룡포 '기 체험 관광'의 최고 백미는 과연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경관 지오그래피와 형국(形局) 풍수론

용궁은 역시 용궁이다. 미르[]의 땅답다. 산줄기도, 물굽이도, 돌무늬도, 그림 주제도, 조각 조형물도, 땅이름도 전부 용이다. 비룡산, 용포와 회룡포, 운룡석[용바위], 용궁도(), 쌍룡 좌대(座臺), 회룡마을과 용궁면 등 온갖 용들이 넘쳐난다. 겉용궁에서 볼 때는 거대한 한 마리의 용뿐이었는데, 속용궁으로 들어오니 두 마리의 용이 되고, 또 용 등에 올라타고 산굽이를 돌아드니 세 마리의 용이 물을 마시고 있다. 세계 어디에도 이런 곳은 없다.

 

용의 나라인 용궁에는 왜 가는가. 바로 미르피아의 이들 용을 만나기 위해서다. 회룡포 용 형상 감상법의 주 대상은 산룡(山龍)과 수룡(水龍)이다. 인문(人文:사람이 만든 무늬) 용들을 볼 것인가 말 것인가는 각자 알아서 할 일이지만 이 두 명품 자연 용이 연출하는 명장면들을 제대로 보지 못한다면 회룡포 관광의 백미를 놓치는 셈이 된다.

 

용은 상상속의 영물이다. 그 미학적 진수는 생동감이다. 회룡포의 용은 천변만화한다. 계절과 시간대, 보는 높이와 방향, 그리고 원근법과 안개의 유무 등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을 띤다. 한 방향에서 바라보이는 경관도 산룡 중심이냐, 수룡 중심이냐, 아니면 이들을 종합한 것이냐에 따라 각기 다른 이미지로 다가온다. 그래서 회룡포의 용 관광은 마치 한 편의 파노라마 영화를 보는 듯하다.

 

필자가 발굴한 회룡포의 용형(龍形) 승경은 10가지다. 이른바 용형십경(十景)이다. 회룡포의 으뜸 조망 장소는 물론 회룡대다. 그러나 남쪽 사림봉에서 북쪽을 바라보는 풍광도 만만찮다. 비록 회룡포마을은 잘 보이지 않지만 한쪽 방향을 조망함에도 불구하고 선택적 산수 읽기로 무려 4가지 승경의 멋스러움을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것에 함축된 인문학적 상상력 또한 사뭇 의미심장하다.

 

회룡포를 제대로 감상하려면 일단 자신의 마음속에 이미 구축돼 있는 고정관념을 비워낼 필요가 있다. 마음의 창[프레임]은 산천과 교감하는 데 장애물일 따름이다. 예컨대 산을 체력 강화를 위한 등산지로 보거나 또는 과학적인 분석 대상물로 보는 등등의 시각은 일체 배제돼야 한다.

 

아울러 회룡포 산수를 은둔처나 전원주택지, 유람지 등 어떤 행위를 위한 목적지로 보는 것도 삼가야 한다. 오롯이 아름다운 자연 풍광의 형상만을 느끼며 그와 교감하는 조망자(眺望者)가 되려고 애써야 한다. 그리하면 회룡포의 용형십경 체험은 여러분에게 멋진 힐링의 멋과 맛을 선사해 줄 것이다.

 

회룡포 용형십경의 제1경은 비룡승천(飛龍昇天)이다. 그 조망점은 겉용궁 회룡포정보화마을[향석리:용궁구읍]이다. 회룡포 십경 중 유일하게 산 능선 위에서 내려다보는 부감경(俯瞰景)이 아닌 산 밑에서 올려다보는 앙망경(仰望景)이다. 그곳에서는 비룡산 스카이라인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풍수 오성산형 이론상으로는 물결치는 듯한 수성산형(水星山形)이지만, 형국론 상으로는 톱니바퀴처럼 들쑥날쑥한 산등성 모습이 용의 등[]과 흡사하다. 신라 때부터 그 산을 비룡산 또는 용비산(龍飛山)이라 부른 연유다.

 

 

2경은 황룡포란(黃龍抱卵)이고, 3경은 운룡봉일(雲龍捧日)이다. 그 두 승경은 비룡산 회룡대에서 조망된다. 전자는 맑은 날 대낮에, 후자는 안개 낀 날 아침이나 늦어도 안개가 걷히기 전인 오전 중이라야 만날 수 있는 행운을 잡는다. 회룡대에서 동쪽으로 내려다보면 소백산의 한 끝자락인 학당산 줄기가 350°의 내성천 강줄기로 에둘린 둥그런 회룡포 마을을 보듬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마치 소백산에서 출맥(出脈)해 달려온 황룡이 용란(龍卵)을 품은 듯해 황룡포란이라 이름 붙였다.

 

 

운룡봉일은 회룡포의 일출을 구경하거나 또는 비 온 직후 안개가 자욱한 날 회룡대에서 만날 수 있다. 능선 위에서 볼 때 회룡포 마을을 비롯한 계곡 아래쪽은 짙은 안개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 가운데 마치 구름[안개] 위의 용[비룡산]이 해[]를 받드는 것과 같은 장면이 목격된다. 관광객 자신은 용의 등[]을 타고 구름 위를 날며 해를 맞이하는 듯한 흥취감이 일어나는 극가경(極佳景)의 운룡봉일이다.

 

 

4경인 회룡고조(回龍顧祖)와 제5경인 쌍룡쟁주(雙龍爭珠)는 용포대(龍浦臺)에서 감상이 가능하다. 용포대는 회룡대에서 남쪽으로 20여 분 걸리는 거리에 있다. 이곳에서는 원근법을 이용한 조망법이 필요한데, 일단 대() 위에 올라 멀리 동쪽을 바라보면 우뚝 솟은 학가산이 보인다. 그 산이 바로 태백산에서 비룡산까지 이어지는 문수지맥의 할아버지[中祖山] 격에 해당하는 산이다.

 

 

학가산에서 눈길을 다시 자신이 서 있는 비룡산 쪽으로 당기면 서쪽으로 줄곧 달려오던 지맥이 북쪽으로 급선회한 후, 그 끝자락이 다시 동쪽으로 향한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낙동강과 내성천을 만나면서 그 끝맺음을 하는 문수지맥의 막내둥이 비룡산이 자신이 태어난 곳을 향해 돌아보고 있는 형세다. 풍수에서는 이를 회룡고조형 지세라고 말한다.

 

 

5경 쌍룡쟁주는 두 마리의 용이 여의주를 다투는 모습이다. 용포대에서 눈 아래에 놓인 회룡포마을을 내려다보면 회룡대에서 볼 때와는 또 다른 형국이 연출된다. 용란이 아닌 여의주 형상의 회룡포 모습이 드러난다. 장안사 아미타여래좌상 연꽃좌대를 받치는 조각물과 용왕각 안 용궁 그림[佛畵]에 각각 청룡과 황룡이 여의주를 다투는 모습이 인위적으로 시현돼 있는데, 대자연 속에서는 태백산 청룡의 막내둥이 비룡산과 소백산 황룡의 막내둥이 학당산이 회룡포라는 여의주를 서로 차지하려는 모습을 재현해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해준다.

 

 

6경은 삼룡득수(三龍得水)이다. 이 승경은 용포대 남쪽 삼강앞봉 전망대에서 조망된다. 회룡포 용형십경 중 유일하게 속용궁의 바깥쪽을 바라본다. 조망 장소는 비룡산 위에 있지만 바라보는 풍광은 비룡산 남쪽에 놓여 있다. 삼룡은 강줄기를 사이에 두고 맞물려 있는 삼산(三山)을 가리킨다. 태백산에서 시작돼 학가산을 거쳐 온 문수지맥의 비룡산과 소백산에서 시작돼 주흘산을 거쳐 온 운달지맥의 달봉산, 그리고 팔공산에서 시작돼 비봉산을 거쳐 온 팔공지맥의 대동산이 그것이다. 금천과 내성천, 그리고 낙동강이 이 세 산[] 앞에서 합수되기 때문에 예부터 삼룡득수 또는 삼산삼수(三山三水)의 승경이라고 얘기한다.

 

 

7경에서 제10경까지는 회룡포마을 남쪽의 가장 높은 봉우리인 사림봉(莎林峰·256m) 전망대에서 즐길 수 있다. 한 장소에서 같은 방향을 바라보지만 무려 네 가지의 색다른 용 형상 감흥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땅의 생김새를 각종 동식물이나 글자, 집물 형태에 비유하는 풍수 형국론[물형론]이란 사실 제 눈에 안경이다. 미학적 인식을 고양시켜 주는 장점도 있지만 지극히 주관적이면서도 자의적인 해석으로 흐를 소지가 있어, 여러 옛 풍수서에도 너무 그쪽으로 집착하거나 현혹돼서는 안 된다고 적고 있다.

 

 

그러나 필자가 물형론을 얘기하는 목적은 산소 터를 잡기 위해 '어떤 형국의 지세에서는 어느 지점[부위]이 혈 자리'라는 식으로 말하는 고전적 풍수론과는 다르다. 죽은 조상의 뼈를 통한 후손의 '동기감응'이 아니라 자연과의 교감을 통한 살아 있는 인체의 '생기 감응'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다시 자세히 다뤄질 것이다.

 

 

사림봉에서 북쪽으로 바라보이는 '속용궁' 회룡포 일대의 풍광은 제7경 수룡상무(水龍翔舞)에서부터 시작해서 제8경 아룡도강(兒龍渡江), 9경 이룡상락(二龍相樂), 10경 용사취회(龍蛇聚會)로 이어진다. 산줄기와 강줄기를 별개로 하나씩 선택 조망한 것이 7경과 8경이고, 그들을 전체적으로 뭉뚱그려 조망한 것이 9경과 10경이다.

 

 

수룡상무는 수룡이 하늘로 비상하려는 듯 춤을 추며 Ƨ자 형태로 흐르는 내성천 강줄기를 형상화한 것이다. 수룡상무의 풍경은 여름철 비 온 직후 강물이 많이 불어났을 때나 혹은 겨울철 속용궁 강줄기가 결빙됐을 때 잘 나타난다. 그때 사림봉 전망대에 오르면 수룡의 활기 넘치는 생동 장면이나, 혹은 얼음으로 덮인 회룡포 강줄기가 마치 용의 비늘처럼 번쩍이는 멋진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아룡도강은 어린 용이 강을 건너는 듯한 형상을 뜻한다. 사림봉 전망대에서 보면 학당산에서 회룡포마을 남쪽으로 가느다란 지맥이 길게 뻗어내려 와 있는데, 마을 주민들이 긴등[進嶝]이라 부르는 이 산줄기가 소룡(少龍)이다. 이 산이 장룡(壯龍)인 비룡산과 이루는 인문학적인 의미 관계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다시 다뤄진다.

 

 

9경인 이룡상락은 두 마리의 용이 조우해 연애를 하는 듯한 모습에 착안한 것이다. 회룡포마을 형상은 잘 드러나지 않지만 두 용이 즐겁게 대면하는 광경은 뚜렷이 드러난다. 가을철에 속용궁의 아름답게 가꿔진 비좁은 논들이 황금들녘을 이룰 때 이룡은 선경과도 같은 세계를 연출한다.

 

 

10경 용사취회는 내성천 수룡과 비룡산 장룡, 그리고 뱀에 비유된 긴등 소룡을 한꺼번에 조망하는 방법이다. 간혹 주룡(主龍) 주위의 작은 산줄기들을 뱀의 형상에 비유하면서 주룡이 뱀을 잡아 먹고 승천한다는, 말 같잖은 용사취회설()이 회자되고 있지만, 용과 뱀이 모임[회합]을 갖는다는 상징성을 지닌 용사취회 지세는 이미 오랜 옛날부터 매우 길()한 풍수형국 중의 하나로 인식돼 오고 있다.

 

경치 지오그래피와 기감(氣感) 풍수론

21세기에 들어와 서양 문화지리학계에 비재현(非再現) 이론이 등장했다. 사람이 명승지와 같은 곳을 관광할 때, 자연 혹은 인공물을 바라보는 바로 그 순간, 둘 사이 공간에 놓인 '몸적 감응을 바탕으로 한 정서(affect)‘가 바로 경관지리학의 진실한 연구 대상이고 방법이라는 것이다. 이것을 '다가가 이르는 과정', 즉 '()'로 본다면, 그것은 대상물과 인간을 분리시켜 연구했던 종래의 경관지리학과 대비되는 접근방법이기에 경치지리학이라는 새로운 용어를 쓰자는 주장도 제기됐다.

 

그간 숱한 장소들과 실제로 교감해온 필자로서는 '지식을 위한 지식', '앎을 위한 앎'을 위한 그런 학설은 지양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소나무나 바위와 교감하며 절개를, 사군자[매난국죽]와 교감하며 고결한 정신을 지키고자 했던 동양의 숱한 옛 선비들은 이미 일상생활 속에서 그런 정서를 직접 몸으로 체현하고 있지 않았던가.

 

우리는 가끔 마음을 끌어당기는 풍경을 만날 때가 있다. 그런 풍경과 마주하는 순간 우리의 마음은 열리고 얼굴은 환해진다. 자연과 대화하고 거기에 자신을 투영해 보면 묘한 감정의 교류가 일어나기도 한다. 밖에서 오는 기[에너지]와 내 안의 기가 상승 작용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풍경이란 글자에는 바람()과 햇빛()이 들어가 있다. 풍경과 뜻이 비슷한 경치(景致)는 빛이 이른 곳이고, 관광(觀光)은 빛을 보는 것이다. 자연을 보는 것은 곧 찬란한 자연을 보고 그 빛으로 내 안을 보는 것이나 다름없다. 자연 속에서 온갖 것들을 가꾸고 있는 나를 넘어서는 존재의 작용을 느낄 수 있다면 이미 '초월적 인간의 길'로 접어든 것이나 진배없다.

 

회룡포는 오감을 열어놓고 걸어야 둘레길·올레길의 산룡 기운과 강변길의 수룡 기운을 듬뿍 받을 수 있다. 때로는 절경을 바라보며 감탄하고, 또 때로는 벤치에 앉아 미르랜드 용궁이 주는 '용의 인문학적 세계'를 사색해 보기도 하며, 또 때로는 회룡포 백사장의 젖은 모래밭을 맨발로 걸으며 어싱을 해보는 것이 제대로 된 회룡포 감상법이자 활용법이다.

 

회룡포 관광은 회룡마을 주차장에서 곧장 회룡포마을로 들어가지 않고 비룡산을 오르는 데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 회룡포 둘레길이 용의 입()에서 출발해 용머리로 오르게 돼 있기도 하거니와 무엇보다도 산의 척추를 따라 나 있는 오르락내리락하는 등산로가 마치 용의 등을 탄 듯한 기분을 줄 뿐더러 솔숲 향기와 바람소리, 새소리 등 비룡이 우리 신체의 다섯 감각을 재생시켜 주는 혜택이 적잖기 때문이다.

 

회룡포의 아름다운 풍경을 조망할 수 있는 3대 조망점은 북서쪽 무제봉 부근의 회룡대와 서쪽 해발 235.6m 고지 남쪽의 용포대, 그리고 남쪽의 사림봉 전망대다. 특히 회룡대에서 내려다보는 회룡포 전경은 과연 이 땅에 이런 풍경이 있었는지 두 눈을 의심하게 만든다. 너무나 평화롭고 조용해서 보는 이의 마음마저 착 가라앉게 해주는데, 경탄과 침묵이 교차하는 가운데 묘한 신비감마저 인다. 오감 중 시()지각을 통해 접하는 사람의 감각은 특히 감흥(sensation)을 일으키는 데 민감하다. 그 중에서도 아름답다거나 특이하다는 느낌은 때론 첫인상으로서 강한 메시지를 던지는 데 기여하는 바가 크다.

 

비룡산 위에서는 용의 등을 타고, 용과 한 몸이 된 듯한 기분으로 트레킹을 하되 절경을 보면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야 한다. 물론 내 마음의 상태와, 나와 경치 사이에 무엇이[안개, 소음, 어둠, 빛 등] 끼어 있는가에 따라 교감이 달라지고 또 다른 정서가 형성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일단 관광을 왔으면 번외의 잡다한 볼거리들에 시선을 뺏기지 말고 오롯이 멋진 승경과 교감의 눈을 맞추고 감탄사를 내뱉는 데 집중해야 한다.

 

회룡포의 풍광을 보고 마음에 흥취가 일어난다면, 그것은 곧 여러분의 마음속에 회룡포의 이미지가 심어지는 것이고, 회룡포의 기운이 여러분의 심신 속으로 들어오는 것이며, 그 순간 여러분의 심신은 힐링이 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인체가 놀라운 풍경에 큰 감동을 받는 순간 엔돌핀보다 7백배나 많은 다이놀핀이 쏟아져 나와 치료하기 어려운 난치병도 기적처럼 치유가 되는 경우가 왕왕 있었다는 사실이 그것을 입증한다.

 

회룡포 풍경의 또 다른 가치는 사림봉 전망대에서 조망되는 다양한 용형과 관련된 인문학적 스토리텔링에 있다. 사림봉은 주역』 「건괘에 나오는 용의 라이프사이클을 통한 인문학적 가르침 현장이다. 그곳에서 바라보이는 내성천은 형상으로서의 수룡이 아닌 잠룡(潛龍)의 은거지로서의 강물이다. 잠룡은 물속에서 때를 기다리며 실력을 닦고 있는 용이다. 기회가 올 경우를 대비해 부지런히 능력을 쌓고 있지만 아직 쓰일 때가 안 되어 잠룡물용(潛龍勿龍)’이라고 한다.

 

잠룡은 때가 왔다고 생각하면 현룡(見龍)이 된다. 물 밖으로 나와 자신의 능력을 알아줄 대인을 기다린다. '현룡재전(見龍在田)'이라 했으니, 회룡포마을 논밭이 바로 그 밭이며, 마을 동쪽을 지키는 기다란 소룡 지맥[긴등:進嶝]이 현룡에 해당한다.

 

마침내 현룡은 비룡이 된다. ‘비룡재천(飛龍在天)’이라 했으니, 긴등 너머로 보이는, 하늘로 힘차게 솟구치려는 형상의 비룡산이 곧 그 산이다. 모든 사람이 성공한 그를 부러워하고 갈채를 보낸다. 더 이상 옛날의 내가 아니며 물오른 실력으로 세상에 능력을 뽐내는 시기이다.

 

마지막은 최고로 높이 올라간 용이 자만과 교만으로 한없이 추락한다는 의미를 지닌 항룡유회(亢龍有悔)’. 그러나 '속용궁' 회룡포에는 이 용이 없다. 그에 해당하는 적절한 물형도 없거니와 필자가 마음속으로 사림봉 전망대를 '관공대(觀空臺)'로 이름지어버렸기 때문이다. 가장 색()스러운 풍광에서 공()에 대해 사색해 보라는 것이 필자의 주문이다. () 이름은 고려조에 학당산 동쪽 천덕산에 있었다는 백화사(白華寺)의 '관공루'에서 따왔다.

 

풍수에서 말하는 공간의 공은 관념적인 진공(vacuum)이 아니라, 기로 충만된 생명의 힘이 미치는 역장(力場)이다. 우리 육안으로 볼 때 사람 몸은 늘씬하거나 또는 뚱뚱한, 그 어떤 형태를 지닌 것으로 보이지만, 미시 물리[분자] 또는 양자물리학적인 차원에서는 세포의 활동과 혈액의 움직임 등으로만 규정된다. 만물 간에는 기[] 교환이 일어나며 그 어느 것도 고정된 것은 없다. 서로 간에 끊임없는 감응 운동이 일어나지만 보이지는 않고 단지 느껴질 뿐이다.

 

포스트모더니즘 철학자 들뢰즈는 사람의 '용 되기(becoming)'가 가능하다고 한다. 용의 변화무쌍하면서도 생동감 넘치는 기운[감응]을 내 신체에 분포시킴으로써 가능하다고 한다. 이 때의 신체는 감각이 두뇌를 거치지 않고 신경시스템에 바로 작동하는 유물론적 몸이다. ‘되기를 가능하게 해주는 '감응'이란 심리적인 차원에서 말하는 감성이나 정서가 아니라 에너지 차원에서의 변화의 힘이다.

 

이성과 두뇌가 아닌 감각과 신체가 발휘하는 힘이다. 과연 '속용궁'은 인문학적으로 설정된 형이상학적 가상세계일까 아니면 '용의 기운'이 현실 속에 충만해 있는 형이하학적 실세계일까. '용 되기'를 꿈꾸는 사람은 반드시 회룡포를 찾아 '기 감응의 세계'를 한 번 체험해 볼 일이다. [이몽일 경북환경연수원 객원교수·풍수학박사]

 

정차모 기자(jcm542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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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응산악회 제379회 정기산행 및 2018년 정기총..
김학동 군수
이형식 군의장
[건강칼럼]겨울이 더 괴로운 수족냉증 원인과 ..
경상북도 국회 예산심의 과정에서 내년도 예산 ..
예천천문우주센터 2018 송년행사로 'X-mas 우..
군의회 '총무.새마을경제.문화관광과, 보건.문..
최교일 의원 2018년 1~10월까지 주 36시간 이상..
소설(小雪)과 동지(冬至) 사이의 절기눈이 가장..
예천군 신도청 주민 위한 '치유농업 생활원예 ..
경상북도 좋은 일자리 10만개 창출 실천 밑그림..
예천군선관위 3.13 조합장 선거 대비 '조합 관..
예천군 국민권익위원회 발표 '청렴도 평가 상..
예천남부초, 사랑 나누고 행복 더하는 김장 담..
[건강칼럼]겨울철 꽁꽁 언 빙판길 조심! 낙상과..
경북농업기술원 귀농 교육생 '2018년 귀농창업..
예천교육청(교육장 이백효) 호명초등학교 개교..
예천경찰서 2차 교통사고예방 위한 '트래픽 브..
예천군의회 제224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 기..
경상북도 국민권익위원회 청렴도 평가 3등급....
예천출신 세계선수권 5관왕 김진호 양궁선수 '20..
예천군 12월 6일~17일(16일간)까지 '2018년 하..
예천군 탁구 동호인과 도청신도시 인구 증가에..
국립종자원 경북지원 2019년도 파종할 벼 보급종..
예천Wee센터 관내 9개교 및 초.중.고 등 각급 ..
이형식 군의장
은풍초, 소원을 담은 희망나눔! 크리스마스 트..
예천여중, 꿈과 끼를 찾아가는 해피로드 특강 ..
예천군 북미정상회담 등 공직자들의 올바른 안..
예천군보건소 재31회 세계 에이즈의 날 맞아 '..
예천 봉산물(꿀, 화분)부가가치 향상 위한 '봉..
[훈훈한 미담]안전모니터 요원 석선자 회장 및..
예천군 신라식물원 농진청으로부터 2018년도 ..
예천여성합창단(단장 유영미) '제15회 정기연주..
김학동 군수
(사)한국미술협회 예천지부 '제15회 예천미술협..
경북도립대학교 '2018년 캡스톤디자인 경진대회..
감천면 건강새마을위원회(위원장 김춘현) '건..
[훈훈한 미담]예천군여성단체협의회 '사랑의 김..
[문화유산 답사기]상상의 새 봉황(鳳凰)이 사는..
경북도청신도시 공공기관(도청, 도의회, 경찰청..
도기욱 도의원 '2019년도 당초 예산안 심사'에..
예천군 나눔리더 1호 가입, 공동모금회 배분.성..
[훈훈한 미담]현대자동차 김재록 부장 판매명장..
기부와 나눔 문화가 확산됐으면.......
예천중, '숲을 꿈꾸다' 전문직업인 활용 진로교..
예천여성합창단 '제15회 정기연주회(4일 저녁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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