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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27 오전 10:04:15 입력 뉴스 > 칼럼&사설

지방선거 당선자들은 앞으로 4년 동안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자만심(自慢心)이다.



마침내 6.13 지방선거가 끝나고 당선자들은 오는 7월 1일부터는 취임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한다. 하지만 이들이 4년 동안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자만심(自慢心)이다. 국회의원이나 자치단체장, 지방의원도 선수(選數)가 더해지면 본인도 모르게 목에 힘이 들어간다. 목이 빳빳해지면 그 순간부터 표 떨어지는 건 시간문제다.

 

당선자들은 해를 거듭할 수 록 자신은 안 그런 것 같이 느끼지만 유권자 눈에는 목에 힘이 잔뜩 들어간 걸로 보인다. 남의 말이나 충고도 듣기 싫어한다. 자신이 가장 잘 안다고 과신하기 때문이다. 처음 당선될 때의 올챙이적 초심을 잃어 버린다. 인간은 정치적 동물이라 명예를 먹고 살아가기를 좋아한다. 명예를 얻으려고 선출직에 나서지만 그게 그리 간단치 않다.

 

정치인들은 유권자의 마음을 얻어야 하므로 겸손은 불문가지다. 춘추시대 노자의 철학은 비움과 낮춤의 철학이라고 한다. 채우려면 먼저 비우고, 높아지려면 스스로 낮추라는 노자의 철학은 이 시대의 정치인들에게 시사 하는바가 크다. 약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기고, 부드러운 것이 단단한 것을 이긴다는 것은 현실에서는 통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노자의 철학에서는 진리인 것이다.

 

노자의 철학을 집대성한 책, <도덕경> 제48장에는 이렇게 실려 있다. 학문을 위해서는 날마다 쌓아가지만 도를 위해서는 날마다 덜어낸다(爲學日益 爲道日損·위학일익 위도일손). 덜어내고 또 덜어내면 무위에 이른다. 무위하면 이루지 못하는 것이 없다. 천하를 얻으려면 일삼는 바가 없어야 하니, 일삼는 바가 있으면 천하를 얻기에 부족하다.

 

노자의 '무위의 철학'을 가장 잘 말해주고 있는 구절이다. 춘추의 혼란한 시대에 공자는 혼란과 도덕적 파탄을 해결하기 위해 인간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그것을 위해 학문에 정진해야 한다고 했다. 지식을 쌓아가면서 세상을 변화시킬 힘을 얻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노자는 마음속에 욕망을 비우고 잡념을 덜어냄으로써 도의 경지에 이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완전히 덜어내어 마음속에 아무것도 남지 않을 때 오히려 천하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또한 노자는 '낮춤의 철학'으로 물의 위대함을 들었다. <도덕경> 제8장에 실려 있는 유명한 글이다.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上善若水·상선약수). 물은 모든 만물을 잘 자라게 하지만 다투지 않는다. 스스로 모든 사람이 싫어하는 낮은 곳에 머문다. 그래서 물은 도와 가깝다.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는 가장 위대한 힘이 있지만, 스스로는 낮은 곳을 찾는다. 높은 곳에 머물 수 있지만 머물지 않고 낮은 곳으로 흘러가기에 최고의 선을 지닌 존재라는 것이다. 이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높은 곳에 자리한 사람은 스스로 낮춤으로써 높아질 수 있다. <도덕경> 제39장에 실린 말이 그것을 잘 말해주고 있다. 그러므로 귀한 것은 천한 것으로 근본을 삼고, 높은 것은 낮은 것으로 기반을 삼는다. 따라서 왕은 스스로 고독하고, 덕이 부족하고, 선하지 못한 사람이라고 한다. 이것이 다 천한 것으로 근본을 삼는 것이 아니겠는가?

 

아무리 높은 곳에 있는 왕이라고 해도 천한 백성이 없으면 존재할 수 없다. 따라서 진정으로 높은 덕을 가진 왕은 스스로 부족하다고 여기고 아래에 있는 백성을 귀하게 여기는 것이다.노자는 <도덕경> 제67장에서 자기의 세가지 보물(三寶)을 말했다.

 

나에게는 세가지 보물이 있으니 이것을 잘 간직해 소중히 지키고 있다. 첫째는 자애로움이요, 둘째는 검약함이요, 세번째는 남보다 앞서지 않으려는 마음이다. 사람을 사랑하므로 도리어 용기가 있을 수 있고, 검약하므로 도리어 넉넉할 수 있고, 남보다 앞서지 않기에 도리어 큰 그릇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사랑을 버리고 용감하려고 하고, 검약을 버리고 넉넉하려고 하고, 뒤로 물러남을 버리고 앞장서려고 한다. 그것은 죽음뿐이다. 무릇 사랑으로 싸우면 이기고, 사랑으로 지키면 견고하다. 하늘이 장차 구원하려 하면 자애로써 보호할 것이다. 노자는 마치 오늘날의 세태를 말하는 것과 같아 우리들에게 특히 지방을 이끌어 가는 정치 지도자들이 새겨들어야 할 교훈이다.

 

더 높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 치열하게 싸우지만 한번 높은 자리에 오른 사람은 결코 내려오려고 하지 않는다. 심지어 위에 있는 사람을 끌어내리기도 하고, 앞장선 사람을 잡아채서 넘어뜨리기도 한다. 부와 재물을 채우려고만 하지, 나누려는 사람은 드물다.이러한 때 노자는 사랑·배려, 그리고 겸손을 말했다.

 

사랑의 마음이 있기에 어떤 상황에서도 용감할 수 있고, 배려의 마음으로 가진 것을 아껴 다른 사람과 나눌 수 있다. 또한 겸손한 마음으로 뒤로 물러남으로써 더 완숙한 경지에 이를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비움과 낮춤의 노자 철학이다. 국민들 위에 군림하는 정치인들이 아니라 자신을 낮추어 스스로 높아지는 현명한 정치인들의 모습이 그립다.

정차모 기자(jcm542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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