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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10 오전 11:24:31 입력 뉴스 > 예천인터넷뉴스

아들이 아버지 정년퇴임식 축사에서 읽어내려간 아름다운 부자(父子)이야기...



아버지의 정년퇴임식에서 큰 아들이 미리 준비한 축사를 한 자 한 자 똘똘하게 읽어가는 것을 지켜본 축하객들은 눈시울을 붉히며 이들 부자의 아름다운 동행에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다음은 지난달 29일 권택장 효자면장의 정년퇴임식에서 아들 권익도군이 한 축사 내용 원문입니다]

 

 

저는 오늘 아버지의 정년퇴임을 축하드리기 위해서 이 자리에 선 큰 아들 권익도라고 합니다. 퇴임식 축사는 아무래도 아버지가 회사에서 그동안 쌓아오신 업적과 노력을 기리는 내용으로 채워지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직장 내에서의 아버지 모습에 대해서는 저보다 여기 계시는 다른 동료분들께서 더 잘 아실 것이기에 오늘은 아들로서 아버지께 드리는 글로 가볍게 대신하려고 합니다.

 

 

아버지는 제가 어릴적부터 지금까지 쭈욱 한결같이 항상 다정하시고 가정적인 분이셨습니다. 언제나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을 즐기셨고 아들들과 대화 나누는 것을 여전히 좋아하십니다. 제가 주변 친구들에게 '나는 아버지랑 요즘도 전화 통화를 하면 기본 한 시간은 한다'라고 얘기하면 대부분의 친구들은 깜짝 놀라곤 합니다. 요즘 그런 부자 관계가 흔하지 않다고...

 

가을에 결혼할 예비며느리가 정성을 가득 담은 축하꽃다발을 전달했다.

 

또한, 야구를 매우 사랑하시고 오랜 기간 삼성라이온즈의 팬이신 아버지께서는 제가 어릴 적 아파트 단지 작은 공터에서 항상 캐치볼을 함께 해주시며 시간을 보내주시곤 했습니다. 제가 캐치볼을 하러 나가자고 졸랐을 때 아버지는 항상 흔쾌히 따라 나오셔서 즐겁게 놀아주시곤 하셨답니다. 얼핏 별 것 아닌것 같은 그 작은 시간들이 지금도 제 마음 속 한 켠에 따뜻하게 자리잡아 제 인생의 가치관을 형성하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야구를 사랑하시는 만큼 아버지께서는 고향 예천을 정말로 사랑하십니다. 지금도 그런 관습이 남아있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초등학교 다닐 때에는 스승의 날에 학부모 한 분을 초청해서 일일교사로 모시는 자리가 있었습니다. 한 번은 아버지께서 일일교사로 위촉되셨고 그 때 아버지의 강의 주제는 '내고향 예천' 이었습니다.

 

예천의 역사, 특산물, 문화유산 등 예천에 관련된 모든 것을 학생들에게 알려주시고 싶으신 듯 칠판을 빼곡하게 채워넣으시며 정말 열정적으로 말씀하시던 그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제가 아버지가 일하시는 모습을 보진 못했지만 40여 년 간의 공무원 생활도 예천에 대한 사랑과 자부심, 열정을 가지고 임하셨으리라 짐작이 됩니다.

 

아버지는 직장에서의 일을 집에서는 거의 얘기를 하지 않는 분이셨지만 분명 모든 업무에 있어서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서 일을 하셨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제 기억속에 있는 공무원으로서의 아버지를 알려드리기 위해서 저희 가족에게는 너무 아팠던 기억 하나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몇몇 분들은 아시겠지만 몇 년 전 아버지께서는 급성 심근경색으로 의식을 잃으시고 생사를 오가는 시간을 보내신 적이 있습니다. 중환자실에서 의식을 차리시고 첫 면회를 들어갔을 때 아버지께서는 처음 하신 얘기는 '지금 군청에 빨리 가봐야 된다. 예산 작업 해야되는데 여기 있으면 안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아버지께서는 그 당시의 상황, 사람들을 정확히 인지못하시는 불안정한 상태셨으나 일을 하러 가야 된다는 책임감만은 무의식 속에서도 꼭 붙잡고 계셨던 것입니다. 지금 아버지께서는 중환자실에 계셨던 모든 순간을 기억하지 못하시고 그 얘기를 말씀드리면 그냥 웃으시곤 합니다. 그만큼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그리고 사랑하는 예천을 위해, 또 예천에 사는 사람들을 위해 책임감을 가지고 일하셨을 아버지를 생각하면 가슴 한 켠이 뭉클해지곤 합니다.

 

40여 년이라는 긴 시간을 은퇴라는 한 단어로 정리를 하자니 조금은 아쉽다는 생각도 듭니다. 은퇴라는 용어가 어른들을 '활동적 상태'로부터 '비활동적 상태'로 바꾸어 버리는 듯 싶지만 이것이 사회로부터 한걸음 물러나는 것이 아니라 그저 활동의 무대를 바꾸는 시기라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은퇴는 휴식도, 퇴보도 아닌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는 인생에서 큰 자유를 갖게 되는 특혜를 받는 순간이 아닐까 생각 해봅니다.

 

2018년 현재는 과거보다는 조금 더 다양한 삶이 인정되고, 추구되는 시대입니다. 환갑의 나이라도 청바지에 꽃무늬 남방을 입어도 아무렇지 않은 시대를 살고 계십니다. 앞으로의 긴 시간을 새로운 꿈과 모든 도전을 향해 열려있는 문을 그냥 지나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그 간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계획을 세우고 나를 찾는 기회로 이 시기를 의미있게 채워나가셨으면 합니다.

 

삶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는다는 것은 모든 세대가 가진 공통된 본능이고 특히나 새로움에 끝없이 도전하는 사람은 언제나 젊다라는 말을 듣고는 합니다. 나의 부모님이 그리고 그 세대의 어른들이 뜨거운 열정을 잊지 않는 젊은 어른으로 곁에 계셔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오늘 박수를 받으셔야 한 분은 한 분 더 계십니다.

 

저의 어머니 정순희 여사님으로 언제나 아버지가 하고자 하는 일에 집중하실 수 있게 끊임없이 격려하고 조언하는 든든한 조력자로서 박수 받으실 자격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버지는 경상도 남자답게 달달한 로맨티스트까지는 아니지만 어머니를 만난게 너무나 큰 행운이고 두 분이 함께 한 시간이 길어질수록 점점 더 좋아진다고 말씀하시곤 합니다.

 

지금처럼 좋은 관계 이어나가시면서 두 분의 삶에 대한 새로운 꿈도 꾸시고 편한 여유도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긴 시간동안 아버지를 도와주시고 이해해주신 수 많은 동료분들께도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참석하신 모든분들 끝까지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아버지, 어머니 사랑합니다. 아들 권익도 올림.

 

한편, 권익도 군은 서울대학교을 졸업하고 현재 국민연금관리공단(전주지사)에 근무하고 있으며, 올 가을 예쁜 신부와 결혼을 앞두고 있는 효자면 출신 '효자'로 소문이 자자하다.

 

 

     

정차모 기자(jcm542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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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공무원
훌륭한 집안에 훌륭한 효자난다고 했으니 권택장 면장님 퇴직 뒤에도 아들들과 많은 대화나누며 즐겁고 행복한 노년 보내시길 기원드립니다. 2018-07-11
송암곶감농가
칭찬받아 마땅할것이며 부모는 자식의 거울이요 父子有親하고 君信有義하시길 예천에도 효자있고 장래가 보장됩니다 가정에 行福이 충만하시길 祝願드립니다 2018-07-10
효자면민
대견스럽습니다 그리고 자랑스럽네요~ 앞날에 무궁한 영광이 함께하길 빕니다 2018-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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