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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9 오전 10:53:43 입력 뉴스 > 칼럼&사설

인터넷 댓글과 검색어, 이제 더 이상 여론이 아니다...



인터넷포털 ‘다음’이 지난달 31일을 기해 자사의 연예세션 뉴스에서 댓글 서비스를 잠정 폐지했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다음의 조치를 적극적으로 환영한다. 댓글은 참여·공유·개방이라는 인터넷 정신, 상호작용성과 익명성이라는 기술 특성을 반영한 것으로, 2000년대 중반부터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시민들을 여론 형성과정, 뉴스의 생산과 소비작용에 참여시키는 획기적 도구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댓글은 언론매체의 독점적 영향력을 약화시키고, 반대로 시민 참여를 통한 공론장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됐다. 인터넷포털‘다음’의 이번 조치로 인터넷 댓글이 역사속으로 사라져갈 위기에 처한 것이다.

 

그간 댓글은 인터넷과 스마트폰 이용 확산이 가져온 뉴스 소비방식의 변화 때문에 활성화돼 왔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18 언론수용자 의식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스마트폰(모바일 인터넷)을 통해 뉴스를 이용하는 사람이 2011년 19.5%에서 2018년 80.8%로 4배 증가했다. 반대로 종이신문을 통해 뉴스를 이용하는 사람은 18%로 줄어들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통해 손쉽게 뉴스를 소비하고, 댓글을 바로 달 수 있는 뉴스 소비구조가 일상화된 것이다. 하지만 모든 뉴스 이용자들이 댓글을 쓰는 것은 아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2017년 미디어패널조사’에 의하면, 1만여 명의 조사응답자들 중 최근 3개월 동안 인터넷 뉴스나 토론 게시판에 댓글을 작성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8%에 불과했다.

 

10명 중 1명 정도만 댓글을 달아본 경험을 가졌다는 것이다. 이는 댓글 쓰기가 소수 이용자들에 의해 과점되고 있고, 악성 댓글은 이보다 더 극소수의 사람들에 의해 독점되고 있음을 내포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댓글을 통한 참여가 우리 사회의 여론 형성과 숙의민주주의에 크게 기여하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악성 댓글은 그동안 지속적인 사회 문제였다. 조롱과 욕설, 타인에 대한 악의적인 비방, 인식공격과 모욕, 명예훼손 등의 내용을 담은 악성 댓글이 난무해왔다. 익명성을 방패로 삼아 인간의 삶과 존엄, 생명까지 짓밟는 문제를 일으켜 왔다. 인터넷 공간과 뉴스 공간을 더러운 감정의 표출 공간, 사회적 갈등의 증폭 공간으로 퇴보시켜 왔다.

 

우리 사회는 악성 댓글을 막기 위해 2007년 인터넷실명제(본인확인제)를 도입하기도 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는 인터넷실명제가 표현의 자유,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언론의 자유 등 기본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취지로 위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위헌 결정의 또 다른 근거는 인터넷실명제가 악성 댓글의 의미 있는 감소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악성 댓글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플 운동’도 벌였고, ‘인터넷포털의 모니터링 의무화’, ‘사이버 모욕죄 신설’의 논의가 이루어지기도 하였다. 현재는 ‘차별금지법’ 제정으로 악성 댓글을 통한 혐오 발언을 처벌하자는 움직임까지 벌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그간의 경험을 통해 볼 때 이러한 논의는 현실화되기 쉽지 않다.

 

다른 큼직한 사회 이슈가 이러한 논의를 빠르게 삼켜버릴 것이기 때문이다. 이 시점에서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댓글 시스템의 폐지이다. 댓글의 여론 형성 기능이 더 이상 우리 사회에 존재할 가치를 상실해 버렸기 때문이다. 차제에 인터넷포털은 실시간 검색어 순위의 제공도 폐지해야 한다. 실시간 검색어의 순기능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많은 언론들이 기사와 제목에 실시간 검색어를 넣어 자사 뉴스의 검색량을 늘리는 장치로 악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여론이 잘못된 방향으로 ‘인도’되는 억지 효과만이 발생하고 있다. 주요 인터넷포털들이 2020년 4월 21대 국회의원 선거기간 동안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를 중단하고, 그 효과를 분석해 폐지를 검토해보길 기대해 본다. 유홍식 교수(중앙대학교)

정차모 기자(jcm542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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