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집중호우로 사상 초유의 피해가 발생한 예천군은 김학동 군수를 비롯한 공직자, 소방, 경찰, 자원봉사자 등이 각종 시설 복구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가운데 집중호우로 삶의 터전을 잃어버리고 실의에 빠져 있는 이재민들을 돕기 위한 온정의 손길이 끊이지 않고 있으나 경북도와 예천군에 지정기탁된 성금이 이웃돕기 사랑의 모금처럼 예천군에 배정되는 것과는 달리 기탁된 성금 전액이 재해구호협회로 올라가 지역과 상관없이 재해지역에 골고루 배분된다는 해명에 성금을 기탁한 예천군민과 출향인들이 허탈해 하는 모습이다.
수해피해 이후 경상북도에 용문면 출신 권중천 희창물산 대표가 3억 원, 예천군에 (주)제이스텍 정재송 대표 1억 원, 지보면 출신 삼우개발 최혁영 대표 3,100만 원, (주)오리엔탈정공 박세철 대표 3,00만 원, 국제라이온스 356지구, 안동 한국남동발전 각 각 1,000만 원, 수원시의회 이재식 의원 500만 원, 예천의용소방대연합회 750만 원, 다솔촌 고재숙씨 500만 원, (주)품질스틸 전남숙씨 500만 원 등 수억 원의 성금과 군포시청, 대구광역시, 한국토지주택공사, 농협중앙회 경북지역본부 등에서 긴급 구호 물품을 전달,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많은 성금이 전달되어도 예천군에서 재해 복구와 이재민들을 돕기 위해 성금을 사용할 수 없으며, 모금된 성금 전액은 재해구호협회로 올려 보내야 한다. 결국 예천군에 자신들이 기탁한 성금을 예천군에서 마음대로 사용할 수 없다는 사실을 접한 성금 기탁자들은 "이럴바에는 개인 자격으로 이재민들에게 직접 전달할 수 있도록 예천군에서 주선해 주어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성금이 재해구호협회로 집결될 수 밖에 없다는 현행 법령을 사전에 기탁자들에 홍보하여 성금을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예천군에서 필요한 곳에 사용토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이런 현실을 파악한 단체가 재난구호금 기부 보다 '고향사랑기부제'를 활용하여 성금을 기탁한 단체도 있다. 지난 1일 김학동 군수를 방문한 예천동부초등학교 21회 동창회장단들은 호우 피해로 어려움을 겪는 고향을 위해 써 달라는 내용과 함께 동창들이 십시일반으로 모금한 1,075만 원의 거금을 고향사랑기부금에 전달하는 지혜(?)를 발휘하여 예천군에서 필요한 곳에 사용토록 했다. 제21회 동창회 출향인들은 평소에도 남다른 애향심으로 고향 소식에 관심을 가지고 고향사랑을 실천하고 있으며, 재해로 힘든 상황을 듣고 성금이 유용하게 사용되도록 기탁했다.
응급복구를 실시하고 있는 예천군은 지난달 31일까지 사유시설 피해에 대한 전수 조사를 실시한 결과 주택 전파·유실 40동을 포함한 주택 피해 253동, 농경지 침수 및 유실 등 1,108ha, 비닐하우스 13.9ha, 농작물 피해 등이 있는 것으로 집계하고 있으나 피해는 계속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지난 15일 새벽부터 전기가 단절된 6개 면 30개 리 1,648가구 중 1,566가구가 정상 복구됐으며, 지난달 17일 대통령을 비롯한 정관계 주요 인사들이 참혹한 현장을 직접 방문한 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어 항구적인 복구 작업이 추진되고 있다.

예천군은 4일 현재 가용인력을 최대한 활용해 각 읍·면별 응급복구반를 대부분 마무리하고 본청, 읍.면 공직자들을 현장에 파견해 피해조사를 실시하는 한편, 피해지역에 기술지원과 항구적인 복구를 위해 전 행정력을 투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