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불확실한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게 올바른 남자는 어떤 사람이며 진정한 대장부는 어떤 사람인지 알아보기 위해 우리나라와 중국 선현들의 글과 시를 찾아보았다. 먼저 충무공 이순신이 1576년(선조9) 2월 식년무과에 합격하고 나서 임용발령을 조용히 기다리며, 한 말로 자신의 보직이나 출세를 위하여 권문세가에 출입하여 아첨하거나 영화를 탐내지 않기로 결심한 말을 적어보면 다음과 같았다.
"대장부로 세상에 나와 나라에서 써 주면 죽음으로써 충성을 다할 것이요. 써주지 않으면 야인이 되어 밭갈이하면서 살리라." 丈夫出世用則效死以忠(장부출세용즉효사이충) 不用則耕野足矣(불용즉경야족이). 다음은 남이 장군의 北征歌(북정가) 라고도 잘 알려져 있는 이 한시는 비극적 생애의 남이 장군이 이시애의 난을 토벌한 후 백두산에 올라가서 지었다고 한다.
北征歌(북정가)
白頭山石磨刀盡 (백두산석마도진) 백두산의 돌은 칼을 갈아 없애고
頭滿江水飮馬無 (두만강수음마무) 두만강의 물은 말을 먹여 없애리라
男兒二十未平國 (남아이십미평국) 남아 20세에 나라를 평정하지 못하면
後世誰稱大丈夫 (후세수칭대장부) 누가 후세에 대장부라 칭하리오
우리 역사상 그 누가 20대의 젊음이 가기 전에 이런 포부와 기상을 감히 읊었던가! 무한한 에너지를 내포한 장군의 호연지기가 우리를 놀라게 한다. 유자광 같은 역적의 무리가 없었더라면 장군은 살아남아서 30대에는 중국 대륙을 호령하였을 것이다. 후세 사람들에게 대장부라 불리기 위해서는 그 정도의 포부 있어야 하지 않을까. 남이 장군이 천수를 누렸다면 조선의 역사도 달라졌을 것이다.
공자에 버금가는 맹자는 어떠한 위엄이나 무력에도 굴복하거나 꺾이지 않을 정도로 위풍당당함을 뜻하는 '대장부(大丈夫)'란 다음과 같은 사람이라 하였다. "첫째 부귀불능음(富貴不能淫) 돈과 권력을 가졌으면서도 음탕하지 않은 사람 둘째 빈천불능이(貧賤不能移) 가난하면서도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 사람 셋째 위무불능굴(威武不能屈) 폭력 앞에서도 무릎 꿇지 않는 사람 그리고 유혹 앞에서 타협하지 않는 부동심(不動心), 이익에 앞서서 옳음을 먼저 생각하는 선의후리(先義後利) 지극히 크고 강한 기운 호연지기(浩然之氣) 좋은 것을 함께 즐긴다는 여민동락(與民同樂) 차마 두고 보지 못하는 선한 마음 불인지심(不忍之心) 넷째 차지위대장부(此之謂大丈夫) 이런 사람이 대장부리라."
주자는 "상대방의 입장에서 그 마음을 헤아리는 마음에는 '인·의·예·지'를 닦으면 대장부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중국에서 속담처럼 쓰던 표현에 "혁명가가 되려거든 손문처럼 되고, 대장부가 되려거든 안중근처럼 되라" 는 말이 있다. 아래의 시는 안중근 의사가 伊藤博文을 죽이러 갈 때 굳은 각오와 심정을 읊은 시 丈夫歌(장부가)의 일부이다.
丈夫處世兮 其志大矣 (장부처세혜 기지대의)
대장부 세상 살아감이여 그 뜻이 크도다
時造英雄兮 英雄造時 (시조영웅혜 영웅조시)
시대가 영웅을 만드는가 영웅이 때를 만들도다 ...............(중략)
뮤지컬로 올려 진 안중근 의사의 일대기(一代記)인 '영웅'에서 불려진 ‘'부가'는 관객을 진한 감동의 바다로 빠져들게 하였으며, 진정한 대장부가 무엇이며 올곧은 삶이 무엇인지 몸과 마음으로 느끼기에 충분하였다. [예천노인대학장 松汀 조춘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