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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6-08-26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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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뭔가 제대로 남기는 달(月) 됐으면

기사입력 2026-08-06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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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8월의 둘째 일요일이다. 지난 1일과 2일 쉬고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면서 거리의 점포마다 '쉽니다. 휴가 떠납니다'라는 문구가 어색치 않았다. 주로 8월 첫째 둘째 주 이어진 여름 휴가철은 통상 3~5일 정도 아이들의 여름방학과 겹치면서 가까이는 계곡이나 해수욕장으로 멀리는 동남아시아로 해외여행을 떠나는 경우가 상당하다. 그나마도 안되는 영세민들이나 열대야를 이기려고 다리밑에 돗자리를 깔고 더위를 식히거나 낡은 선풍기 앞에 연신 부채질을 하기도 한다.

어쨌거나 일하는 사람들은 휴가철이 일 년 중 가장 소중한 기간이니 당연히 찾아 먹어야 하고 고용주 입장에서는 인건비로 인한 부담이 가중될 수 밖에 없으니 속 타는 심정이야 강 건너 불구경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15일에는 광복절, 토요일로 겹쳤으니 아까운 공휴일을 쉬지 못했다고 멀쩡한 월요일 대체 공휴일로 쉰다. 이어 22일, 23일, 30일까지 포함해 대략 한 달 중 절방은 쉰다.

공휴일을 정하는 사람이 누가냐에 따라 어떤 명분이든 쉬어야 한다면 휴일에 대한 여지를 탓할 게 아니라 일하지 않고 돈을 받으려는 비생산적인 공백을 누군가는 메워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 직종이 공직자라면 국민의 세금이 인건비로 낭비되는 것이고 대 기업이나 공기업이라면 그 또한 회사 수익에 반하는 것이며 자영업자라면 아마도 해당 인력을 고용하지 않을 것이다. 기자는 놀고먹는 것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능력만 되면 굳이 피 땀 흘려 고생할 필요도 없겠지만 누군가에게 손해를 끼치며 날로 먹으려는 심보가 문제이며 그런 폐단이 당연시 되어 성실한 사람만 상대적 박탈감에 젖는다는 점이다. 기자가 군 복무시 목봉을 들 때 누군가 요령을 피우면 누군가는 더 힘들어 하는 것을 목격한 적이 있다. 나름 정직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바보가 되고 잔머리 굴리며 요리조리 꾀만 피우는 사람들이 잘 사는 사회가 된다면 그 사회, 일찌감치 전면 리모델링 되어야 한다.

돌이켜 보건데 정치권이 가장 앞서서 그런 명분으로 표를 구걸했고 그걸 좋다고 선택한 유권자들이 공범이 된 것이며 지금도 누군가는 신나게 휴가준비를 서두를 때 누군가는 올림픽 공원에서 바보처럼 땡볕에 서서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이걸 다양성이라는 명분으로 이해할 수 있을까. 민주주의는 다양할 수 있으며 그래야 한다. 과거 흑백 TV에서 컬러 TV로 바뀔 때 그랬다. 검은 것과 흰 것으로 모든 걸 파악하고 구분되어 나뉘어 지던 시절이 있었다.

오로지 옳은 것과 그른 것, 나쁜 것과 좋은 것만 나누던 시절이 있었는데 지금은 다르다. 물질문명이 급변하면서 많은 것을 구분하는 세상이 됐다. 하나의 사건을 두고 보는 견해에 따라 표현하는 내용이 천차만별이었다. 그런 목소리를 우리는 표현의 자유라 하고 민주주의는 그런 자유를 만끽하는 사회이어야 하며 획일적인 색깔로 강제하는 것을 공산주의라 한다. 

그 사건이 광주민주화 운동이든, 세월호 참사든, 무안공항 제주항공이든, 심지어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이든 현대 사회는 각기 다른 해석이 있을 수 있고 다만 역사에는 하나의 정의가 기록되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 스타벅스 가자 했다가 난리가 나고 법은 하나의 색깔을 향해 질주하고 있지 않은가. 다시 흑백 TV로 돌아가고 있다. 최근에는 성인물 AI영상 제작에 대한 심의 규정을 두고 국회에서 새로운 법안이 개정을 추진 중이라는 소식이 들린다.

인간의 본능인 성의 윤리와 처벌기준을 국가가 정하는 법안인데 이미 대한민국은 전 세계 어디 가도 유례를 찾을 수 없을 만큼 치밀하고 지나친 성인물의 규제를 강화했다. 그렇다고 제대로 성범죄가 근절되며 피해자가 줄어들까. 당연히 그렇지는 않다. 어쩌면 가장 드러나지 않는 성범죄 통계가 덮어지고 있는 나라인지도 모른다. 이미 그런 여지는 수면위로 충분히 드러나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대한민국은 제동장치가 고장 난 기관차 마냥 겉은 화려한데 질주하는 속도만 증가하고 있다.

한 나라가 조화롭게 발전하려면 속도도 중요하지만 모든 분야에서 현실에 맞게 검증을 거쳐야 하고 급하게 서두르기보다 차분히 우리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처음부터 종교가 그러했고 다음으로 경제성장에 걸 맞는 소비풍토가 그랬다. 끝으로 서양에서 무분별하게 도입된 모든 문화, 예술, 스포츠, 복지, 노조, NGO가 그랬다. 이미 기형적인 성장으로 바로 잡기에는 너무 늦은 모든 것들을 이제라도 조금씩 고쳐가고 우리도 모르게 잃어버린 것들은 다시 회복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자고로 나라 살림은 돈을 거둬 적시 적소에 잘 쓰는 것만 능사가 아니다. 차라리 돈이라면 이미 쓴 돈 다시 거두면 되지만 팽배해진 이기적 사고방식이나 수 십 년 나라의 근본을 유지해온 윤리의식 실종과 옆집 이웃이 죽어도 모르는 살벌한 민심은 어찌 해결할 것인가. 예상보다 우리가 잃은 것과 잊은 것은 상당하다. 가족의 정을 잃었다면 그 잃음의 동기에는 예의에 대한 잊음이 있었다.

먹고 살기 바쁠때는 앞뒷집이 있었지만 달라진 주거문화속에 아래윗집만 남았다. 마당과 부엌과 두뚜막이 사라지면서 빗자루와 어머니의 정성과 자식들에 대한 애정이 함께 사라졌다. 길을 가다 넘어지는 여성의 손을 잡아주어야 맞지만 지금은 자칫 손을 잡았다가는 성추행범으로 몰릴 수도 있다. 길을 모르면 물어봐야지만 길은 티맵이나 네이버 지도를 검색해야 하고 새로운 한 달이 시작되어도 오는가 보다 하기보다는 뭐 하나라도 제대로 남기는 달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정차모 기자 (yci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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