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최종편집일 2026-08-23 07:38

  • 뉴스 > 예천인터넷뉴스

[독자 기고] 탄소중립 시대의 나무의 역할(2)

조영환 예천군산림조합장

기사입력 2026-08-18 14:54

페이스북으로 공유 트위터로 공유 카카오 스토리로 공유 카카오톡으로 공유 문자로 공유 밴드로 공유

우리가 오늘날 사용하는 석탄은 수억 년 전의 숲이 대기에서 걷어내어 땅속에 묻어 둔 탄소이다. 그렇다면 나무를 많이 심는 것만으로 탄소중립에 이를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지구의 평균기온이 자연적인 원인만으로 1상승하는 데에는 보통 수천 년 이상의 긴 시간이 필요하였다. 그러나 산업혁명 이후 화석연료 사용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지구의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보다 이미 1.3가량 높아졌으며, 그 상승의 대부분이 최근 100여 년 사이에 일어났다.

국제사회는 기온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이내로 억제하자는 목표에 합의하였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온실가스 배출이 계속된다면 2030년대에 이 선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2024년은 개별 연도로는 1.5를 넘어선 첫해로 기록되었다. 1.5목표가 여러 해의 평균을 기준으로 삼는 만큼 곧바로 무너졌다고 볼 수는 없으나,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경고임은 분명하다. 그 선을 넘어서면 폭염과 가뭄, 집중호우, 초대형 산불, 해수면 상승 등 기후위험은 한층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숫자를 살펴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1톤이 넘는다. 반면 30년생 소나무 한 그루가 1년 동안 흡수하는 이산화탄소는 약 6.6kg, 상수리나무와 같은 활엽수도 성장 조건에 따라 10~15kg 안팎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사람이 1년간 배출한 탄소를 소나무로 상쇄하려면 15백 그루가 넘게 필요하다는 뜻이다. 탄소중립은 나무를 심는 것만으로는 결코 이루어질 수 없으며, 배출량 자체를 줄이는 노력이 반드시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므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속 가능한 삶의 방식을 선택하는 일이다. 삶의 질을 유지하면서도 과도한 소비를 줄이고, 에너지 이용의 효율을 높이며,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는 노력이 앞서야 한다. 오늘날 우리는 필요 이상의 옷과 신발, 생활용품을 소유하는 것을 풍요로움의 상징처럼 여기기도 한다. 그러나 과잉 소비는 더 많은 자원 채굴과 에너지 소비를 불러오고, 결국 더 많은 온실가스 배출로 되돌아온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법정 스님이 강조했던 '무소유'의 철학이다.

무소유란 아무것도 갖지 않는 삶이 아니라, 불필요한 욕심을 내려놓고 꼭 필요한 만큼만 소비하는 삶의 태도이다. 이러한 절제의 삶은 개인의 미덕을 넘어 지구와 미래세대를 지키는 가장 실천적인 환경운동이 될 수 있다
배출을 줄이는 노력이 선행될 때 나무의 역할도 비로소 빛을 발한다. 그리고 나무의 역할은 심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수명을 다한 나무의 탄소는 이후 여러 경로를 거친다. 산불로 타 버리면 곧바로 대기 중으로 방출되고, 땅에서 자연적으로 부패하여도 미생물의 활동을 통해 결국 대기로 돌아간다. 반면 원목이나 목재 제품으로 활용되어 오랜 기간 사용될 경우에는 탄소가 그대로 저장된다. 목조건축과 목재 가구, 목재 생활용품의 이용을 확대하는 것이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효과적인 방법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물기를 완전히 말린 목재는 대체로 탄소 약 50%, 산소 43%, 수소 6%, 기타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기준으로 목재 10톤에는 약 5톤의 탄소가 저장되어 있으며, 이산화탄소로 환산하면 약 18톤을 대기 중으로부터 격리하는 효과를 갖는다. 목재로 지은 집 한 채는 수십 년 동안 탄소를 가두어 두는 작은 저장고인 셈이다심은 나무를 잘 가꾸어 오래 자라게 하고, 베어 낸 나무는 태우는 대신 오래 사용하는 것. 석탄기의 숲이 수천만 년에 걸쳐 수행했던 일을 우리는 그렇게 흉내라도 내 볼 수 있다.

환경보호는 더 이상 미래세대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삶을 지키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실천이다. 환경문제를 내 삶의 문제로 받아들이고 작은 실천을 일상의 습관으로 만드는 것이 지속 가능한 미래를 향한 가장 확실한 첫걸음이다. [예천군산림조합장 조영환]



 

 

정차모 기자 (ycinews@hanmail.net)

댓글1

스팸방지코드
0/500
  • 소나무
    2026- 08- 19 삭제

    우리나라 일단 나무는 너무 많은데..... 자동차 등 화석연료를 줄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