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연구원 권용석 박사는 19일「CEO Briefing」제768호을 통해 '폭염 대비 도시설계, 가로수 공간부터 바꿔야' 라는 주제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권용석 박사는 "전국 3위의 폭염 인명피해와 경북의 높은 실질 위험도, 온열질환 통계가 지목한 정책 사각지대, '길가' , 가로수 식재에도 불구하고 가로공간 그늘이 부족한 근본적 원인, 매년 반복되는 일시적 대응, 구조적 전환이 필요한 시점, 경북형 가로수 공간 재설계 기준 도입과 3대 실행 과제 등 세부적인 연구결과"를 발표해 주목받고 있다.
전국 3위의 폭염 인명피해와 경북의 높은 실질 위험도= 경상북도의 2026년 여름(5.15~8.6) 온열질환자는 236명(사망 2명 포함)으로 경기(613명)·서울(300명)에 이어 전국 3위를 기록했다. 경북의 인구가 경기의 5분의 1 수준임을 고려하면 인구 대비 실질 발생률은 전국 최상위권이다. 게다가 경상북도는 8월 6일 기준 도내 17개 시·군에 폭염경보가, 11개 시·군에 열대야주의보가 동시 발효되었으며, 구미의 일 최고기온은 38.2℃에 달하는 등 폭염 강도가 강할 뿐만 아니라, 폭염에 취약한 고령인구 비중도 높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지역이다.
온열질환 통계가 지목한 정책 사각지대, '길가'= 2026년 여름 전국 온열질환자 2,665명의 발생 장소는 실외가 77.4%를 차지하며, 세부적으로는 실외작업장(25.7%), 논밭(12.7%), 길가(12.5%), 집(7.1%) 순이다. 특히 80세 이상 고령층의 경우 논밭(27.7%)에 이어 길가가 19.7%로 두 번째 위험 공간이 된다. 공공 공간인 ‘길가’에서 발생하는 온열질환의 대부분은 그늘이 없어서 생긴다. 폭염을 단순 보건·재난 관리의 영역으로만 다루어 온 관행과 달리, 발생장소 통계는 도시설계와 도로설계가 개입해야 할 문제임을 분명히 가리키고 있다.
가로수 식재에도 불구하고 가로공간 그늘이 부족한 근본적 원인= 첫째, 식재 간격이 성목의 수관 폭보다 넓어 그늘이 끊긴다. 수관폭 6m로 자라는 수종을 조례상 기준인 8m 간격으로 심으면 성목이 된 뒤에도 2m씩 그늘이 단절되며, 보행자는 8m마다 직사광에 반복 노출된다. 둘째, 뿌리가 내일 생육토양의 부피가 부족해 계획한 수관까지 자라지 못한다. 독립 수목보호틀(1.0×1.0m)의 유효 토양부피는 2~3㎥에 그쳐, 활착 후 수년 내 생장이 정지한다.
매년 반복되는 일시적 대응, 구조적 전환이 필요한 시점= 경상북도는 2026년 여름 그늘막 1,579곳, 쿨링포그 36개, 살수차 65대를 가동하고 무더위쉼터를 실내 5,590곳·실외 296곳 운영하는 등 전국적으로도 앞선 수준의 대응을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투입은 매년 다시 설치하고 다시 예산을 세워야 하는 일시적 운영 대응에 집중되어 있다. 예산이 축소되거나 관리 주체가 변경되면 소멸하는 성격인 만큼 지금 조성되는 도시공간에 그늘이 구조적으로 형성되지 않으면 향후 30년간 동일한 운영 대응을 매년 반복할 수밖에 없다.
경북형 가로수 공간 재설계 기준 도입과 3대 실행 과제= 경상북도는 첫째, 「보행그늘률」과 「무그늘 연속연장」을 도 차원의 공통 성과지표로 도입하고, 시·군 가로수 조례의 식재간격 규정을 성목 수관폭 기준으로 개정해야 한다. 둘째, 「조경기준」이 규정하지 않는 1주당 생육토양부피 기준을 신설하여 식재의 실효성을 담보해야 한다. 셋째, 농촌 고령자의 생활동선을 대상으로 한 「읍면 쿨루트」를 지정하고, 경북도청신도시·혁신도시에 우선 적용해야 한다. 이 전환은 매년 반복되는 그늘막 설치와 살수라는 소모적 응급 대응을, 한 번 조성하면 30년 이상 효과가 지속되는 인프라 중심의 대응으로 바꾸는 과정이다. 폭염 대응 도시설계 기준을 제도화한 광역지자체가 아직 없다는 점에서 경상북도가 전국적 표준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이다.